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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족오의 후예 오산시가 벌이는 격 떨어지는 정치

까마귀 날자 배 떨어졌다?

고구려의 시조새로 유명한 ‘삼족오(三足烏)’는 까마귀이다. 태양 속에 산다는 세발달린 까마귀는 천지인을 상징하기도 한다. 주로 북동아시아의 역사유물에서 발견되는 삼족오는 북부여, 고구려, 고려의 유물에서 주로 발견되고 중국과 일본에서도 종종 발견된다. 일본은 이미 오래 전에 삼족오를 브랜드화 하기도 했다.



동북아시아를 제패했던 고대인들, 특히 부여의 일족임을 의미하는 삼족오는 백제의 시조인 온조를 따라 남하했다. 온조가 한강유역에 궁을 세우고 나라를 건설했을때도 삼족오는 그들의 상징이었으며 고구려와 형제의 나라이기에 삼족오를 사용하는 것에 큰 이견은 없었으리라.

그러나 까마귀는 유교가 보급된 조선시대로 넘어오면서 흉한 소식을 가져다주는 새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까마귀가 주로 동물의 사체 등을 먹는 것을 본 이들이 퍼뜨린 소문일 수도 있고 유난히 흰색을 좋아하는 우리민족의 습성 탓일 수도 있다.

현대에 들어서서 다시 까마귀가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삼족오를 신물로 삼았던 고구려와 백제의 위대한 신화를 우리가 이어가고자 하는 뜻을 담고 있으며 언제인가는 북방영토를 다시 회복하겠다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그런 뜻을 이어 받은 도시들 중에 아예 까마귀를 도시의 상징으로 삼은 시도 있다. 바로 경기남부의 소도시 오산이다.

수년째 20만의 인구에서 큰 유동이 없는 오산시는 지난 몇 년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어 냈다. 인구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아니지만 시의 예산은 크게 증대되고 경기도 31개 시군중에 재정자립도가 수위에 드는 등 큰 성과를 보이고 있다. 시의 슬로건 또한 ‘교육도시’라 하여 오산시 관내에서는 어디에 있던 공부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오산이 까마귀를 시의 상징으로 삼은 것은 오산(烏山)이라는 지명과 관계가 있는 듯하다. 또 오산시에는 백제 장인들의 숨결이 남아 있는 독산성이 잘 보존되어 있다. 까마귀를 상징으로 했던 백제인들이 만든 성 독산성과 까마귀 오자를 쓰는 오산의 상징이 까마귀가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그런데 까마귀까지 동원해 백제의 후예를 자처하는 오산시가 최근 격이 떨어지는 일로 시끄럽다. 오산시의회 의원 한 명 때문이다.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되고 오산시의회 부의장을 지내고 있는 한 의원의 행적이 묘하게 꼬여 보이기 때문이다. 되도록 하지 말라는 겸직금지 위반에 회계부적절 사용 의혹까지 받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부의장의 실제 거주지가 오산시가 아니라 화성시 동탄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이일로 인해 기자회견까지 열고 갑론을박을 버리는 것이야 그들만의 리그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본인의 정확한 해명이다. 의혹을 받으면서 계속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것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사건이라며 쉬쉬 무마할 생각대신 백제의 후예답게 당당하게 나서서 공식해명을 해야 할 것으로 본다. 그것이 삼족오의 후인다운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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