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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비행장 덕분에 경제 발전한대”

    고개를 못들겠다. “정말 미안하다, 술은 내가 사마”

수원은 조선의 수많은 왕 중에 유독 정조를 숭상해 대왕이라 칭호를 붙이고 사는 도시다. 한양의 미니어쳐라고도 볼 수 있는 수원화성은 서울과 달리 북문에서 남문까지 걸어서 10분이면 충분히 가능한 거리이고 차를 타면 수원의 끝에서 끝까지 채 20분이 걸리지 않는 작은 도시임에도 수원시민들은 수원천이 한강보다 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지난 10년 동안 돌이켜보면 수원시민들은 수원천의 실제 크기가 크게 잡아도 폭이 10여 미터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수원천을 경기도의 중심이라고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그런 생각들은 최첨단 스마트폰을 초등학생이 들고 다니는 시대에도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가끔 술을 한잔 하면 수원천의 실제 크기가 “서울 홍제천의 반도 되지 못하는 실개천”이라고 말을 해준다. 그러면 수원이 고향인 사람들은 발끈한다.

상대방이 발끈하는 모습에 재미에 또 다른 사실을 또 말해 준다. “정조가 정신이상자가 아닌 이상 한양을 이쪽으로 어떻게 옮겨?, 서울 동대문에서 서대문까지의 실제 거리가 얼마인줄 아는가?”라고 약을 올리면 수원사람들은 거의 광분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수원사람들의 고향사랑을 놀리는 재미가 쏠쏠하기는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어처구니가 없기도 하다. 단지 도청이 수원에 있다는 것뿐인데 스스로의 도시를 높여 ‘수부도시 수원’이라고 격상시키는가 하면 수원을 중심으로 화성, 오산, 용인, 군포, 안양이 호위를 서고 있다는 발상까지 하는 것을 볼 때마다......,

그런데 이제 수원시민들도 눈을 떠야 되지 않을까 싶다. 고향사랑이 지나쳐 언제나 외지인은 소외되고 수원출신 고향사람만 정치를 하고 동향출신의 사람들만 시에서 용역을 받고, 행사에 초대되고 자기들끼리만 자화자찬에 열을 올리다보니 인구의 80% 이상이 시 행정에 무관심하다.

또한 수원 출신들의 타 지방에 대한 오만이 최근에는 그 도를 넘어 자신들보다 잘 사는 도시에 “돈을 줄 터이니 전투비행장 자리를 만들어”라고 주장까지 하고 있을 정도다. 마치 그 모양새가 과거 일본이 조선에 행하던 모양새와 한 치도 다름이 없다. 자신의 이익을 먼저 챙기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돈 줄게 자리 좀 내줘, 거봐 자리 판다는 사람 있잖아!”라고 열변을 토하는 수원사람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당신들보다 잘사는 도시 대한민국에 차고 넘치고 바로 옆에도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제발 억지 좀 그만 부리라고 충고해 주고 싶다. 한 십여 년 수원에서 살다보니 다른 사람들은 나에게 충고한다. “니들 억지 좀 그만 부려, 전투비행장 들어서면 경제거점이 된다는 말이 말이냐, 전투비행장이 경제를 살린 다면 수원에서 제일 못사는 팔달구 그 중에서도 매일 적자보는 수원화성 안으로 옮겨가면 되겠네! 내가 이렇게 말하면 너 기분 좋으냐” 라고 나에게 충고한다, 고개조차 들지 못하고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하나뿐이다. “정말 미안하다. 술은 내가 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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