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맛있는 꼬막을 먹을 수 있는 자격

 연압습지를 매립해 갯벌이 사라지면 피해는 온 국민이  
 가면을 쓴 환경운동가는 가라

  <전경만의 와이즈 칼럼>

겨울철에 즐겨먹은 음식 중에 칼국수가 있다. 멸치와 다시마로 육수를 내고, 호박과 당근을 썰어 넣어 맛을 더한 다음, 결정적으로 맛을 내는 꼬막을 넣어 끓이면서 밀가루 반죽한 칼국수를 넣으면 기본적인 칼국수가 된다. 식성에 따라 다르겠으나 대체적으로 꼬막 칼국수는 이렇게 만들어 진다.



그런데 수년전부터 꼬막이 귀해져 수입해 오는 양이 늘었다. 꼬막을 바다 건너에서 수입해 오면 수입해 오는 동안 변질될 우려를 염려해 얼려오거나 혹은 방부제를 처리하기도 한다. 지금 먹고 있는 칼국수에 들어 있는 꼬막은 어쩌면 바다 건너 외국에서 들여온 수입 꼬막일 수도 있다.

과거 서울에서는 칼국수에 들어간 꼬막의 대부분을 경기 남양만에서 가져다 먹었다. 호남에서 가지고 오는 시간이 너무 길었던 탓이다. 그러나 남양만을 이루고 있던 시화호가 막히면서 수산물 생산이 절반으로 줄어들고 물류의 흐름이 빨라지면서 호남에서 생산된 꼬막들이 전국에 유통됐다. 꼬막은 주로 갯벌에서 잡히는데 전라도 순천을 중심으로 넓은 갯벌들이 있기 때문에 호남과 태안에서 잡힌 꼬막들이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이었다.

새만금으로 인해 갯벌이 사라지고 또 순천만 공사로 인해 갯벌이 줄어들면서 전국적으로 꼬막 품귀현상이 일어났다. 그리고 지금은 또 다른 꼬막 생산지인 경기도 남양만의 마지막 황금갯벌인 화성호 인근의 갯벌이 위협을 받고 있다. 화성호와 함께 붙어 있는 연안습지인 화옹지구 440만평을 콘크리트로 덮어 전투비행장을 만들겠다는 사람들 때문이다.

화성호로 흘러드는 하천수를 마지막으로 정화해주면서 새들에게는 안정적인 쉼터와 먹이를 공급해주고 연안생물에게는 보금자리를 그리고 갯벌에게는 깨끗한 물을 공급해 건강한 갯벌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화옹지구를 매립하겠다는 것이다. 연안습지이자 염습지인 화옹지구는 아시아 저 멀리서 날아오는 수만 마리 도요새들의 쉼터이며 세계적 희귀종인 저어새가 떼로 살고 노랑부리백로, 황새, 검은머리물떼새, 흑두루미. 큰고니 등 우리나라와 전 세계에서 보호하고자 하는 새들이 많이 살고 있다.

생태계라는 것은 오묘해서 이들 중 누구인가가 사라지면 얼마 못가 다른 것들도 함께 사라지는 역학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화옹지구는 세게적 멸종위기종이 서식하고 20,000마리 이상의 물새가 살며 물새종 집단의 1% 이상이 서식하는 등 람사르 협약이 요구하는 기준들을 고루 갖추고 있다. 화옹지구가 건강하면 당연히 화성호가 건강해지고 화성호의 배출구인 궁평항 갯벌이 건강해 진다. 이곳에 기계화 부대로 무장한 전투비행장이 올 이유는 전혀 없다.

겨울철 따끈한 칼국수, 그것도 우리 땅 우리갯벌에서 생산된 맛있는 꼬막이 들어간 칼국수가 먹고 싶은 사람은 아름다운 환경운동가이며 자녀들에게 지속발전 가능한 땅을 물려주고 싶은 위대한 지구인이다. 그러나 갯벌이 망가지던 말든 연안습지를 매립해 전투비행장을 만들어 도시재생의 이익금만을 우선하겠다는 사람은 가면을 쓴 환경운동가일 것이다.




포토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